2014년 1월 6일 월요일

21/12/2013 Day 5, Varanasi & To New Delhi

AM 5 – 일출을 보기 위해, 캐나다 친구들과 약속한 시각에 맞춰 일어났다. 밤샜을 때의 피곤함이 밀려오는 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쉬고 싶지만, 다시 없을 기회이기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준비하고 나갔다. 역시나 공기가 차갑다. 전날 밤에 인사를 나눴던 보트의 노를 젓는 친구의 뒤를 따라, 다시 갠지스 강가로 향했다. 보트를 조심스럽게 강가에서 밀고, 노를 젓는 속도에 맟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강가에 비친 특유의 붉은 불빛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강가로 나오기 시작함이 눈에 보인다. 어젯밤에 2km를 걸으며 보았던 모습들을, 강으로 나와 다시 바라보니 느낌이 새롭다. 물결조차 일지 않는 갠지스 강의 고요함과, Gaht 주변의 건물들의 조화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뿐만 아니라 끝없이 펼쳐져 있을 듯했던 어둠 속에 가려져있던 갠지스 강의 모습도,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검정색이었던 하늘이 조금씩 검푸른색에서 하늘색으로 서서히 걷혀간다. 화장터는 여전히 특유의 강렬한 불빛을 내뿜고 있고, 사람들이 갠지스 강에 몸을 담궈 목욕을 하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보인다. 배를 타는 중간에 짜이 한잔과, 강가에 보낼 Goar를 받아서, 작은 기도를 하고 강가에 흘려 보냈다. 그리고 작고 붉은 태양이 강 건너편으로 조금씩 형체를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빛을 밝혀주는 존재치고는 너무나 작고, 약한 느낌이지만, 왠지 모르게 거대한 갠지스 강에 어울리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참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가 보았던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보여주려면 표현을 해야 하는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무작정 아름답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이 어쩌면 갠지스 강에 대한 나의 느낌을 말하는 가장 가까운 표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될 지도 모르겠다. 그냥 단순히 모든 것들을 담고, 순수 그대로 보여주는 게 내가 본 갠지스 강이었기 때문에. 나와의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 모습 자체로 내 마음속에 오래 담겨 있을 것 같다.

 

AM 8 – 마지막 갠지스 강의 모습을 뒤로 하고, 숙소에서 짐 정리를 빠르게 하고, 기차 역으로 나섰다. Varanasi Js 역이 아니라, 이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9 30분 기차에 맞춰가려면 일찍 길을 나서야 했다. 릭샤를 타고 약 1시간을 이동하여 역에 도착. 목적지 New Delhi까지 약 13시간을 기차로 이동해야 했기에, 이번에는 A3 칸을 예약하였고, 빵과 소다를 하나씩 사고 기차에 올랐다. 기차에 오르자마자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렇게 대충 자리를 잡고,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뜬 시각은 오후 3. 나도 모르게 6시간이나 잠이 들었다. 이전에 자리배정도 없었던 General seat에서 나만의 공간이 있고, 에어컨이 나오는 자리에 자리잡으니, 긴장이 풀렸나 보다. 그리고 배가 고파 빵 반 개를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오후 5.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새벽에 나오기 전에 먹어둔 감기약이 갑자기 들기 시작한 듯 하다. New Delhi에 도착하면 바로 공항으로 이동해, Bangalore행 비행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공항에서 밤새기 위해 체력을 비축해두는 샘이라 생각하고, 오직 휴식만 취하고 있는 중. 이렇게 길고 긴 기차여행도 끝이 보여간다.

PM 6 – 큰일 났다. 사실 큰일이라고 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내가 타고 있는 기차가 5시간 Delay 연착되어, 도착시간이 새벽 2시라고 한다. 다행히 비행기는 오전 6시로 예약해두어 시간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더 이상의 연착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래도 무사히 New Delhi까지 도착할 수 있겠지.. 오전 오후 내내 기차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컨디션이 조금은 돌아 온 듯 하다. 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다. 하루 종일 먹은 거라고는, 새벽에 나오기 전에 먹은 Oreo 4조각과, 아까 기차에서 산 빵과 소다가 전부. 조금씩 지쳐간다. 그리고 오늘 하루 전혀 남겨놓지 못했던 일기도 쓰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이 가까워져 온다. 인도에서의 마지막이 가까워져 온다.

PM 11 – 계속해서 영화를 보았다. 중간에 기차가 멈춰서 Lays와 크래커를 사와서 저녁을 때웠다. 내일이면 만날, 그리고 내일이면 헤어질 친구들에게 몇 마디 편지라도 남기려고 했는데, 그만두었다. 왠지 작별 편지 같은 느낌이니까. 저녁에 New Delhi 도착하면 선물부터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물 건너 간 듯 싶다. 승현 형와 예진이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Bangalore에 도착하면 정신 없이 보낼 것 같다. 오늘 하루, 갠지스 강 보트 투어와, 온 종일 기차여행 밖에 없었던 단순했던 하루였지만, 참 짧게 느껴진 12 21일 이다. 내일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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