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6일 월요일

17/12/2013 Day 1, Departure

PM 1 – 기차표를 사러 City railway station을 향했다. 이번에는 여권을 챙겼는지 두 세번 반복하여 확인한 후에! 나는 외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Foreigner quarter를 사용하지 못했다. 인도에 들어올 시 비자가 Visitor가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책 덕분에, 외국인이 외국인 쿼터를 사용하지 못하는당일 출발하는 열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가 없었고, Waiting line에서 대기표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대기순번 3번이라, 어렵지 않게 나만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 설레이진 않는다. 여전히 기차역 내에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영어 듣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티켓 창구 내의 Server 들 특유의 인디언 엑센트가 긴장하게 만든다.
PM 5 – 간단하게 집에서 짐 정리를 하고 나서, 집을 나섰다. 말없이 집을 나서서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그래도 이해해주리라 믿고 힘차게 나섰다. 가방에 짐 좀 더 덜어놓고 올걸.. 걸은 지 5분도 안됐는데, 어깨가 아파온다. 릭샤를 타고 다시 City railway station에 도착. 그렇게 기차에서 먹을 빵, 초코파이, , 콜라를 사고 기차역 내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중, 한 명의 한국인 청년이 한국 분 이시냐고 물어본다. 자기가 여행을 왔는데, 몸이 좋지 않아 바로 Mumbai로 가고자 하는데, 계속 기다리라고 해서 불안하다고 한번 알아봐주겠냐고 물어본다. 아직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옛 된 아이인 듯 하다. 순간 여러 나라를 돌아 다니 던 내 20대 초반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일단 Help desk Foreigner tourist office를 찾아 사정을 설명하고 나서 얻은 답도 일단 기다려보란다. 믿을 수는 없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기에, 그 학생에게 잘 설명을 해주고 헤어졌다. 여행에서 오는 피로감은 사람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할만큼 무기력하게 만드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영어도 잘 통하지 않을 인도 어딘가에서 느끼고 있을 그 학생의 불안감이 왠지 모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불안감 마저도 나중에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가져본다.
개인적으로도 기차여행은 6년 만. 유럽에서 친구와 배낭여행을 하던 시절, 기차 침대 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곤 했다. 6년 전과 지금의 나는일단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젊다고 생각하고, 대학교를 가기 직전 그때와 대학교 학업을 마치기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이 차이점. 아 그리고 당시에는 고생한다는 생각보다는,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고생은 분명히 할 거지만 부딪혀보자라는 미묘한 차이(?). 어찌됐던 경험을 위해 나섰다는게 중요한 거니까!
PM 7 – 기차에 탔다. 티켓검사 따위는 없다. 그냥 찾아서 들어가면 된다. 출발 전 주변 친구들에게 생사확인 전화를 돌렸다. 그리고 어떻게 된 거냐고 다시 주변친구들에게 전화가 온다. 미안함이 느껴진다. 전화 상의 목소리에서 섭섭함이 물씬 느껴진다. 그러더니 선물을 사오란다. 다시 말하면 섭섭함을 선물로 풀어달라는 소리. 챙겨가야겠다.
자리에 앉으니 두 명의 남자와 함께 자리를 쓰게 됐다. 한 분은 30대 중반의 Chemical engineering을 전공하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분과, Delhi에서 Software engineering을 전공하는 내 또래의 학생. 둘 모두 Delhi에 연고를 두지만, 각자의 비즈니스 때문에 Bangalore에 왔다고 한다. 모두 비슷한 전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학문에 대한 간단한 생각을 나누고, 내게 인도의 인상에 대해 물어본다. 그리고 Agra에 간다고 하니 지금 매우 Chilly 하다고 두꺼운 옷을 챙겨야 한다고 충고한다. …. 망했다. 지금도 코찔찔이에 재채기의 연속인데그래도 뭐 어떻게 되겠지~ 대충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쯤에, 아까 사온 초코파이를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역시 초코파이는 정인가보다. 초코파이를 받은 두 친구가 무척 좋아한다.
PM 11 – The Archemist를 다시 읽으려다가 20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덮었다. 간단히 20분짜리 미드를 한편 보고, 승현 형과 끊겨가는 핸드폰 신호를 붙잡으며 통화를 했다. 참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형.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라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지난 약 4개월 간 인도에서 찍은 사진들을 한장 한장 돌려본다. 각각의 사진 속의 스토리들이 생생한 거 보니, 아직 정리는 멀은 것 같다. 사진 속 표정들이 하나같이 밝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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